본문 바로가기
제주살이

내가 사는 마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by 무지개소년 2023. 2. 16.

 

내가 사는 마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보통 제주 수산리라고 하면, 애월읍에 있는 수산리를 말하는데, 우리 가족이 사는 곳은 성산읍, 성산일출봉 근처의 수산리이다. 수산리라는 이름이 어떻게 유래가 되었나 수산 1리 사무소의 소개를 찾아봤더니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수산리라는 리의 명칭은 고지(古誌)의 기록이나 구전으로 전해지는 바로는 원래 首山으로 명명되었다. 즉, 대왕산이 있는 곳이어서 수산이라고 불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내가 사는 주택의 이름도 '대왕주택'이다. 그리고 현재도 대왕산이라 불리는 산(맨 아래 설명 참고)이 있다.


 그러나 부락이 커지면서 인구가 늘어나고 학숙당이 설립되면서, 즉 향교의 출입이 많아지면서 인재가 많이 배출되어 양촌(良村)으로서의 입지가 굳어지게 되자, 수산의 首는 ‘우두머리’, ‘처음’, ‘먼저’, ‘머리’ 등을 표현하는 반면에 ‘꾸벅거린다’, ‘괴수자백(魁首自白)’ 등의 좋지 않은 의미도 갖고 있기 때문에 양촌으로서의 양반, 선비가 사는 마을의 이름으로는 부적당하다고 해서 水山, 즉 물 뫼, 물과 산이 있는 마을로 개명하게 되었다.

 

 그 개명의 경위는 ‘知人學塾 仁義禮智’ 즉 ‘사람은 학문을 많이 배워 학숙함으로써 仁義와 仁義를 안다‘ 다시 말하면 어질고 인자하고 예의 바르고 슬기로우며 신의 있는 사람이 仁者가 되고 知者가 된다는 말로 ‘仁者樂山 知者樂水’에서 ‘水’ 자와 ‘山’ 자를 따서 水山里라 개명하였다고 한다.


 최근 수산리의 역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10년 8월, 일본의 침략으로 1914년 제주, 정의, 대정 3군이 폐합되고 전라도 제주군에 속함과 동시에 좌면이 정의면으로 개칭됨에 따라 수산리는 정의면 수산리 1,2구로 되었다가 1915년에는 도사제실시에 따라 전라남도 제주도 정의면 수산리 1,2구로 되었고, 1933년에 정의면이 성산면으로 개칭되어 성산면 수산리가 되었다. 

 

1945년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광복을 맞이하였으나 자주 정부를 수립하지 못하고 대령을 사령관으로 미군 1개 연대가 진주하고 제주도 지역 미군정청을 설치하여 스타우트 소령이 군정관이 되고 민간 행정을 담당할 도사에 김문희를 서리(署理)로 임명하여 군정을 실시하게 되었다.

 


 그러나 일제가 조선 독립을 억누르기 위해 제정 시행되었던 법령을 제외한 일제 법령이 군정 당시에도 그대로 효력을 갖게 되었다. 즉 행정상으로는 제주도가 전라남도에 소속됨에 따라 지방자치제를 염원하는 도민들의 도 승격 운동을 추진하기 위하여 도 승격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노력한 결과 10개월 만에 군정 법령 94호(1946. 7. 2 공시)로 제주도를 전라남도에서 분리하여 '도'로서의 권한과 직무, 기능 및 직제를 구비한 '도'가 구성되었다.

 

 이후 도명을 제주도로 하고 북제주군과 남제주군으로 나누고 1읍 12면을 관할하고 이를 1946년 8월 1일부터 시행하게 됨에 따라 제주도 남제주군 성산면 수산1,2리가 되었으며 里에 이장을 두었다. 이후 남제주군이 서귀포시로 변한 역사는 다음에 다시 찾아보도록 하겠다. 내가 사는 마을이니 역사를 알면 좋을 텐데, 일일이 다 찾고 기록하는 일은 적성에 여전히 맞지 않는다. 결국, 1980년 12월 1일 읍 승격으로 성산읍 수산1,2리가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내가 살아 본 수산리는 매우 조용한 은신처와 같은 느낌을 준다. 낮에는 싱그러운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밤에는 칠흑 같은 어두움 속에 밝게 빛나는 별이 빛나는 마을이다. 정확히 보지는 않았지만, 수산리 전체 주민은 400여명이 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즉, 면적에 비해 정말 인구가 적은 마을이고, 그만큼 조용하고 정이 깊을 수밖에 없는 동네이다.

 수산리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주변의 용눈이 오름, 용눈이 레일바이크, 다랑쉬오름, 어니스트 밀크, 카페 공드리, 책방 무사, 수산진성이 있는 수산초등학교를 많이 방문한다. 그러나 내가 가장 추천하는 관광지는 바로 수산리에서 송당리까지 이어지는 좌우로 펼쳐진 오름과 무밭, 초원과 갈대가 어우러진 길이다. 그곳을 지나갈 때면 마음이 포근해지면서도 광활한 대지의 바람의 소리가 들려온다. 

 

수산리를 오시는 분들은 종달, 세화의 바닷길도 좋지만, 수산리에서 송당리, 송당리에서 비자림, 선흘까지 이어지는 길로 드라이브해 보실 것을 권한다. 창문을 내리고,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달리는 그 기분, 어디서도 살 수 없다.

 


 그리고 다른 곳은 몰라도 어니스트 밀크는 한번 들려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다른 것보다 기본 우유가 맛있고, 치즈와 요거트도 추천한다. 어린이들은 망고요거트 강력 추천, 그리고 수산초등학교에 들려서 운동장을 한번 걸어보는 것도 관광지가 줄 수 없는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생각된다. 

 다음에 더욱 알찬 소식으로 제주살이 전해드릴게요. coming soon!

대왕산


* 참고: 대왕산(아래 사진)- 수산리 북쪽 1km에 위치한 산. 대왕산은 양(羊)이 누운 모양 같다고 해서 와양뫼(臥洋岳)라고 부르기도 하나 대왕산 서쪽에 임금 왕자 모양의 지형이 있어서 그 줄기에서 이루어졌다고 해서 대왕산이라 불린다. 일설에는 고려 忠烈王 26年(1300년)에 원나라에서 기황후(奇皇后)가 수산평에 우마를 방목하고 우마을 감시하기 위하여 대왕산에 조감대(眺監臺)를 설치하고 감시소를 두었던 연고로 자그마한 봉(峰)을 산(山)자를 붙여 대왕산(大王山)이라 호칭하게 되었다고도 한다.

 

댓글